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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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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력 대장 기르기 - 영국 여행 단상 첫번째


런던이 여행자에게 좋은 이유는
억소리나는 높은 물가도,
정장 멋지게 차려입은 스타일리쉬한 남자들도 아닌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무료로 열려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림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물론 튼튼한 두 다리를 가지고 밝은 길눈을 가져야하겠지만-
미술관투어의 경우 전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며칠 동안을 풍성하게 보낼 수 있다.
(물론 숙소를 좋은 길목에 잡아야한다.
런던에서 둘러볼 만한 대부분은 1존에 위치하며
런던은 참고로 6존까지 존재하고
덧붙이자면 다른 구역까지 이동할 때 요금은 더 올라간다.)

어쨌든 도착하자마자 지갑을 잃어버린
어리버리 여행자에게는 별다른 수가 없었다.
'여행계획 뭐 있나, 그림 구경이나 하러 가자!'

런던에서 첫 아침을 맞이한 날
트라팔가 광장의 내셔널 겔러리로 고고싱!

루브르에 가면 모나리자-니케-비너스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있는데 반해
내셔널겔러리에는 딱히 그런 것까진 없으나...
챙겨봐야할 것이 분명 있긴 있다.
다빈치 코드 덕분에 뜬 다빈치의 '암굴의 성모'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모두 보려면 1주일이 걸린다는 루브르까진 아니더라도
내셔널겔러리도 꽤 많은 작품을 소유한 터라
하나하나 찬찬히 둘러보는 나로서는
결국 이틀에 걸쳐 방문할 수 밖에 없었다.
(전부 다 봤다는 이야기!!! 아아~vV
이게 다 공짜니까 가능한 일이다... -_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다니는 건
전력질주를 하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멈췄다 몇 걸음 떼었다가 또 멈췄다하는
반복되는 발장난이 꽤 다리에 무리를 준다.

그래서 나는 -_- 첨부파일1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이라는 작품 앞 의자에 앉아
쉬어가기로 했다.
순간 들려오는 초딩들의 목소리...

"와글와글~ "
(걔네는 와글와글도 영어로 했다 -_-...)

미술관 견학 수업인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따라온 학부모에 물어보니 견학 수업이라고 했다.)
선생님 한 명에 아이들 20-25명정도?
아이들은 저 그림 앞에 조르륵 달려가 앉았다.
그 뒤에서 나는 물끄러미 영국 초딩들은 어떻게 생겼나
애들을 관찰하고 있었고. (히히, 예쁜 애들이 많다.)


이런 그림 앞에 서면 나오는 이야기는 뻔하다.

'자 이 그림은요, 한스 홀바인이라는 화가가 그렸는데요~
그 사람은 어느 사람이고 이 그림 속 인물은 누군데
어쩌고 저쩌고~~~~ 여기 이거 보이죠...
이건 샬랴샬라라는 뜻이구요
(이때 학습에 열의를 보이는 학생들이 '아~' 하는 탄성을 지르기도 한다.)
여기 이건 말이죠.. 이런 거에요.'

인기 많은 선생님은 이런 이야기를 재미있게.
지루하지 않게 적당한 분량으로 끝내고
인기 없는 선생님은 지루하고 딱딱한 설명을 끝마치고
"마지막으로 질문있는 사람?" 이라는 형식적인 질문을 던지고
"자, 이동~"
이렇게 끝이 난다.


그 때 내가 '어디한번 영국 초딩들은 어떻게 수업듣나 볼까?'하며
청강했던(?) 그 초등학교 수업은 그것과 너무나 달랐다.
그리고 그 차이에서 나는 처음 교육에 대한 충격을 받았다.


그 수업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여러분, 이 사람들 어때 보여요?" (그림 속 인물을 가리키며)
그러면 아이들은 마구마구 손을 들었다.
"뚱뚱해요~"
"부자같아 보여요."
  ... (이런 대답대답 하나에 선생님은 짧은 코멘트를 다 해주셨다.)

"그럼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일 것 같애요?"
"귀족!"
"음... 왕?"
"그냥 사람?"

"이 사람은 대사(ambassador)에요.
대사가 뭐하는 사람이냐면요~ 어쩌고 저쩌고~~~.."

"근데 이건 왜 그렸을까요?"(그림 중간에 놓은 물건들을 가리키며)
"자기꺼니까!"
"자랑하려구요~"
"멋있으니까~"

"그럼 만약에 화가가 여러분들 그려준다고 하면 뭐랑 같이 그리고 싶어요?"
"축구공이요!"
"축구공만?"
"축구공이랑 첼시 유니폼(-_-런던애기들인지 축구팀 첼시팬으로 생각됨.) 둘 다요!"
"전 인형!(무슨 인형인지 막 설명함 -_-.. 어쩌라고...)"
"책이요!(역시 안경잡이 여학생, 대답하는 게 똑똑해뵈더라...
하지만 책이라니 참 매력없어뵈는 애기. 책장을 배경으로 하고싶대나)

"그러면 이 사람들이 이거 왜 같이 그렸겠어요?"
"자기한테 중요한 물건이니까요!"
"네.. 이런 것들이 그 사람들한테는 중요한 물건이었겠죠?"
(끄덕이는 아이들)

나는 한국에서 자라오며 이런 역으로 짚어들어가는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림을 보고 "왜 저 사람들은 저 물건과 같이 자기 모습을 그려달라고 한걸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저 그림은 유명한 그림이며 한스 홀바인의 작품이며
저 물건들은 무엇을 나타내며
또 왜상으로 유명한(이 그림을 비스듬히 보면
앞에 높인 하양검정의 길쭉한 알 수 없는 몽댕이가
해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2의 모습이 바로 그것.)
이 그림의 의미를 읽어야 했다.

나는 사실 이제껏 살아오면서 한국 교육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다지 비난한 적도 없었다.(비판이 아니라 비난)
나는 수업에 그다지 충실하지 못했고
늘 수업시간에 조느라 몇 몇 선생님의 수업은 거의 들어본
기억도 없을만큼... 불성실했기에 ...
그리고 열악한 환경에서 그래도 수업에 공을 들이시는 선생님들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함부로 교육이 썩었네 어쩌네 하지 않았다.
(내가 자란 동네는 사교육이 거의 발달하지 않았고
서울같은 교육비리가 횡행하는 곳도 아니라 -_-
교육에 대한 불만 1호를 대라고 한다면
주입식 교육에 대한 그것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만큼은 내가 그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고
또 누군가 그런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끌어주는 이도 없었구나...
약간 피해의식같은 것이 피어(?)올랐었다...


갑자기 착찹한 생각에 젖어든 내 앞에서
아이들은 아주 즐거워보였고
마음껏 자기 이야기를 해대는 모습을 지켜보니
너무너무너무너무!!! 부.러.웠.다.
내가 국민학교 들어갔을 때
선생님과 반 친구들이 다 듣는 가운데 말을 한다는 것은
참 엄청난 일이었다.
틀리면 안된다는 부담감을 한껏 안고서 도전해야했기에
나도, 그리고 친구들도 점점 발표하는 횟수는 줄어갔고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는 이미 수업은 선생님의 독무대로 변해있었다.


또 다른 그림 앞에서의 수업도 있었다.
과일이 그림 가득 그려져있는 그림이었는데
귀퉁이에 그려진 바구니에 어떤 과일이 담겨져 있는지
보이지 않는 구도의 그림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진 않았으나
내가 본 장면은 이랬다.

(처음 아이들은 과일 이름 맞추기에 여념이 없었다.)
"자 그러면 이 바구니에 든 과일은 뭘까?"
한 아이가 번쩍 손을 들며
"저 알아요!" (개구장이처럼 보였다.)
이렇게 외치며 씩 웃었다.

"좋아~"
선생님은 그 아이를 앞으로 나오라고 했고
이제 나머지 아이들이 그 아이가 생각하고 있는 과일을 맞추는 것으로
수업이 흘러가는 것이었다.
아 이 무슨... -0-;;

"당근!"
"아니야~ 그거보다 맛있어!"
"@@@"
"아니야~ 어쩌고 저쩌고~"
"*&#$@%$?"
"아니야 이니셜o로 시작해."
마구마구 손을 드는 아이들... (답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그리고 이 수업같지도 않은 것을 한번 더 반복했다는 거...


견학,
어릴 때 견학수업은 소풍을 빙자한 지루한 수업이었다.
박물관 특유의 조명 아래에서
-_- 이상한 토기들만 구경을 해야했고
"쉿! 조용히!" 이 말이 메아리처럼 울려퍼졌었다.

재미가 없었으니 친구들은 딴짓을 하고 싶어 안달이었고
그 중 몇 몇은 야단을 맞기도, 벌점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그곳 아이들은 정말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했고
(그네들은 수업을 받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참여자였다.)
서로 이야기하고 싶어 안달이었다.
"그 과일이 아니라 이 과일이야!!!!"
선생님은 엉뚱한 대답 하나하나에도 모두 반응해주었고
그럴싸한 대답(한국식으로 치면 정답)에는 칭찬을
엉뚱한 대답에는(한국식으로는 오답) 재밌는 생각이란 칭찬을 해주었다.

내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 자리에 있었다해도
손들고 말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을 분위기였고
선생님이 아이들의 말을 존중하는 만큼
아이들 서로서로도 상대의 말을 비웃는 법이 없었다.
나는 그런 수업을 받고 있는 그 영국의 아이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주입식교육의 반대선상에 있는 수업은 한번도 보지 못했기에
나는 주입식교육의 폐단도 몰랐고
또 자기스스로의 노력이 부족한 점도 있을 거라고
스스로 창의력과 창조력을 기를 수 있는 점을 강조해왔는데
그것은 참 내가 몰랐었기에.. 하는 말이었구나라고
생각을 돌렸다.
주입식 교육의 폐단?
주입식 교육이 아닌 다른 수업을 받아봤어야지 아는 거 아닌가.

그리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 역시 부러웠다.
고등학교 때 토론수업을 해보고자 노력하던 사회선생님이 기억난다.
프랑스 대 혁명 당시 잔인했던 민중의 학살사건에 대해
찬반 토론을 하고자 하셨는데
선생님은 토론을 위해 억지로 찬성쪽 의견을 맡으셨었다.
중재자역할을 해야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고 받는 이야기를 위해서.
하지만 그 토론은 5분도 이어지지 않았고
결국 선생님은 "자, 책 펴자."라며 교과서를 펴고는 읽어내려가셨다.
그 때 선생님의 표정은 참 어려웠다.
모든 의미로 그 상황, 선생님의 느낌, 그리고 나의 느낌.
모든 것이 어려웠었다.


미술관에서 만난 아이들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
보아하니 못사는 집 아이들 같진 않았다.
영국 초등학생들 모두가 교복을 입는 지는 모르겠지만
꽤 괜찮은 학교 학생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모든 학생들이 다 이런 좋은 수업을 받진 않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또한 선생님들은 많은 준비가 되어있었다.
많은 팀들이 그림 앞에서 이런 수업을 했는데
위에서 내가 말한 내용 뿐 아니라 다른 것도 많았는데
선생님들은 이 날 수업에 대해 꽤 많은 준비를 한 것으로 보였다.
유도 질문 뿐 아니라 그림에 대해서도 박식해보였다.
좋은 학교임이 분명했다. (아닌가? -0-)

한국에 돌아와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에
이 이야기가 나왔었다. (엄마는 초등학교 선생님)

한국은 효율밖에 모르지.

정말 미술관에 가는 좋은 기회니까
많은 걸 보여주고 많은 걸 들려주려고 하니까...
그래야되니까 어쩔 수 없이 읊게 되는 거고...
그리고 애들이 말을 안들어요 말을...

맞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는 꽤 많은 것을 봤고 많은 것을 듣는다.
대신 많은 것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미술관에 견학을 온 아이들은 수업을 재밌어했고
잡담을 하는 아이는 거의 없었다.
쉬운 질문에는 스무명 중에 10-15명이 손을 들었고
어려운 질문에도 꼭 2-3명 이상은 손을 들었다.

선생님의 질문에는 정답이 없었고
잘하는 아이도 못하는 아이도 없었다.
(물론 어른들이 보기에는
똑똑한 아이와 정답을 맞추는 아이가 보일 것이다.)

이렇게 심각한 글을 길게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
본의 아니게 -_- 어둡게 빠져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 날의 충격은 고흐의 해바라기를 본 감흥보다 훨씬 강렬해서...
잘 잊혀질 것 같지가 않습니다.  두고두고 생각이 날 것 같애요.

구슬에도 선생님이신 분들도 있고
선생님이 되실 분들도 있는데...
사실 저는 그분들만큼 교육에 전문가도 아니고
그렇게 관심이 많은 사람도 아니에요.
그런데 그 수업을 본 건 저에게 너무 큰 충격이었어요.

예전에 엄마가 사촌동생들에게 그림을 가르쳐준다고 하시기에
그냥 마음대로 그리고 싶은 거 그리게 두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손이 근질거리는지요.
"나무는 이렇게 그리는 게 아니라 이렇게 그려야..."

정말 그런 말이 제 입에서 튀어나왔던 그 순간
이건 악몽이구나 싶더군요.
규격화되어버렸나? 이미 내 머리도 내 생각도...


영국 여행 이튿날,
영국에 대한 첫인상은
이렇게 무척이나 교육적인 것으로부터,
그리고 참 재미없는 것부터 ^^ 시작했습니다.
* 해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10-02 00:10)

07-04-20 12:26:54
  sunnyway     07-04-21  
 박물관, 미술관 견학 넘 부러워요. 거기다 공짜라니 +_+

학교 다닐때, 박물관에 가면 감상할 사이도 없이 줄 지어서 빨리 지나가야 하는데, 그게 넘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여행이라 하면 해원님처럼 그렇게 한가히 다녀보고 싶은데, 직딩이라 참 ㅜ.ㅜ

아마도 저런 식의 교육을 하려면 선생님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텐데,
한국에서는 어떤 분야에서건 '효율적이며 빠른 진행'과 '결과'가 중요시되기 때문에..;;

그리고 한가지 질문~~
첫번째 그림이 유명한 그림이예요?
평범한 사람의 눈으로 보기에는 별로 좋은지 모르겠는데 ^^;;
화려한 비단옷을 입은 분과 대조되는 그 해골 참 섬뜩하고..  
  [淚]     07-04-22  
 아 정말.. 조낸 부럽..ㅠ_ㅠ
요즘 저의 관심 1호가 영국이라는 나랍니다.
정작 가보면 뭐 그리 좋을 거 있겠냐, 있다보면 거기서 거기, 라고 생각은 하지만서도
그래도 가보고 그런 소리하는게 훨씬 좋죠 ㅠㅠ

주입식 교육에 대해서는.. 저도 할 말이 없네요 ㅎㅎ
주입식 교육 싫다고 말은 했어도, 사실 저도 애들 가르칠 때 제가 받았던 주입식 교육을 그대로 답습했거든요. 쩝..
그래서 내가 상상력과 창의성이 부족한가.

그래두요,
일본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ㅎㅎ
우리나라는 그나마 개성이 중요하다, 창의적인 생각이 중요하다, 다들 이렇게 인식하고 그렇게 하려고 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냥 남들이랑 똑같이 사는게 좋은가봐요. -_-a

근데 첫번째 그림에 있는 해골, 첨에는 해골인지 모르고 그냥 넘겼는데
알고 보니까 참 생뚱맞네요.
그냥 진열된 것도 아니고 모양도 이상하게 늘려서리-_-a 왜 저렇게 그린거죠?  
  해원     07-04-22  
 저 그림이 원래는 계단에 걸려고 했대요.
그러면 계단에서 오르내리면서 그림을 쳐다보면
정면에서만 딱 보기만은 힘들 거 아니겠슴니까.
비스듬히 봤을 때 실체가 드러나도록 그린거죠.
그래서 왜상이라고 해서 재밌게 넣은 거 같애요.-> 이건 제 생각이고
ㅎㅎ.. 사실 인생 뭐 있나 라는 뜻이래요.
사실 두 사람 참 부유하게 보이고 가운데 늘어놓은 물건들도
사실은 허영심의 발로죠.
허무하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네요. 전 별로 안와닿지만...

그리고 여행가면 사람들이 다 하는 말이
"사람사는 데 똑같다" 인데요...
이거 정말 염장지르는 거죠.
-_- 똑같으니 갈 필요 없다???
또 하나
"거기 별 거 없어..."
그건 니가 볼 때 별 거 없는 걸 테고.. -_-...

결국은 지 발로 직접 가서 지 눈으로 보고 지 귀로 듣는 것만큼
좋은 건 없는 것 같애요. 물론 대박을 터뜨릴 때도, 또 헛물을 켤 때도 있지만
그것이 그 여행의 가치를 정해주는 건 아니거든요.
헛물을 킨 것은 그대로 가치가 있다고 봐요.

그러고보니 눈물님은
일본에 몇 달동안이나 계셨으면서
입 싹 닫고 계십니다그려?  
  해원     07-04-22  
 아 그리고.. 제가 미술관에 있는 사람들 중에 속도가 제일 느렸어요.
프랑스에 가면 그림 해설이 불어로 되어 있어서 그림 감상만 하면 되거든요.
근데 영국 미술관은(정확히는 런던 미술관 -_-; 제가 런던에 있는 데만 가서)
설명이 영어인데다가(내가 그나마 아는 영어!)
또 그 설명이 꽤 괜찮아요.
그래서 그거 바보같이 주욱주욱 다 읽어보고 그랬어요.

근데 나보다 늦게 온 외국인은 나보다 일찍 읽고
옆 그림으로 이동한다는 거... ㅠㅠ

어쨌든 저는 미술관에 너무 오래 있어서 다리도 아프고
중간에 잠도 와서 -_-.. 의자에 앉아서 많이 졸았어요.
내셔널 겔러리에서는 -_- 이 그림 앞 의자에서

계속 꾸벅꾸벅.. 그 때 정말 깨고 싶었는데 ㅠㅠ
아이고 차라리 날 죽여라~
그 당시는 못자면 죽을 것 같았어요. ㅠㅠ
한 20분 졸았나요? 깰때마다 옆 사람들이 바뀜.

나중에는 이런 추한 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아예 미술관 지하의 커피숍에 가서 커피 마시면서
수면 섭취... 좋은 것 같애요.
테이트 브리튼이라는 미술관 지하에 가니
인디펜던스지가 공짜더라구요.
가서 루니 기사 읽으면서 냠냠 디저트도 먹으면서...

거기서 한국인 유학생을 만났었어요.
파인아트 전공하시는 분이랬는데
아침 식사를 그곳에서 하시며 신문 읽고 책도 보시고..
부러웠습니다.
한국에도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공짜로 그림도 보고 건물 아래에 커피숍도 있고
커피숍에서 책읽으면 된장녀~ 이런 시선보다는
전혀 개의치 않는....

어쨌든 서니웨이님도 여행 한번 떠나시면 좋을텐데
대체로 여행 중에 만난 직딩 분들은 많이 시간에 쫓기시더군요.
어떻게 내서 온 휴간데 많이 봐야한다!!!라는 모토로
휙휙휙... 바람과 같이 이동하시는.
대신 학생들보다 여유는 있어서
누구처럼 무식하게 다 걸어다닌다거나
치즈 하나 달랑 든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랜다거나 그런 일은 없더군요.

아 그리고 이 그림은요
사실 제가 별 관심이 없어요.
독일화가라 그런지 약간 북유럽풍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느낌은


이런 느낌?
색이 명료하고 그림 분위기에 맞지 않게 색감이 진하다?
그정도의 느낌이랄까요...
전 이쪽 그림은 잘 안땡기더라구요;;  
  sunnyway     07-04-22  
 마지막 그림 공포스러워요;;
색감도 예쁘고, 배경 그림도 세밀하고 다 좋은데, 거기에 대비되는 인물들 표정이 으시시..
제목이 뭔가요?
꼭 현대화 같은 느낌;;


그리고, 해원님의 문화생활은 걸어다녔다는 것만 빼면 부럽삼 +_+

왜 먹기 위해서 일하는 건지, 일하기 위해서 먹는건지 모르겠다는 말이 있죠..
요즘 가끔 나도 이렇게 주객이 전도되어버린건 아닌지 겁이 나요..
하지만, 뭔가 결단을 내리기에는 겁이 많고..
현 세태에는 공무원 빼고는 60세 정년은 꿈도 못꾸니,
우선 이 직장에 열심히 다녀서 노후에 먹고놀 돈이나 모으자는 심정인데.. ^^;;
어떤 분이 앞날을 위해서 아끼지 말고, 현재를 잘 보내라고 하니 또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 여행담 밑에 이런 추리한 인생고민을 적다니, 님하 sorry ㅜ.ㅜ  
  phoenix     07-04-23  
 저런 수업이 가능하려면 우선 교사의 준비도도 필요하지만,
교사당 담당 학생수가 해원님이 보신대로 20~25명 정도가 적합하죠.
우리나라에서는 그나마 나은 부설초등학교가 30명이고, 각 도의 좀 크다는 시이상의 학교들에서는 40명이 육박하니 도저히 불가능하지요.
애들 수준이 다 다르고, 생각이 다 다르고, 반응이 다 다른데 선생님 한 분이 이렇게 하기에는 좀 무리겠죠.
주입식 교육이 행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니 어쩌겠어요.
여러분이 질 높은 교육을 위해서 교사 좀 많이 뽑아달라고 말해주세요. ^^
(선생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 하고 싶은 거였는데 적다보니 좀 이상한 방향이네요;;;;)

작년에 이차저차 겨우 교생실습에 나갔을 때가 생각나네요.
1달 교생실습이었는데, 각 과목 당 현직 선생님들에게 특강 듣고 저희가 직접 수업을 하는데 그나마 교생들은 현직 선생님들이 바라시는 게 있어서 교과서만 달랑 가지고 하는 맨손 수업은 못하거든요.
이런 저런 화려한 교구도 준비하고, 매 수업시간마다 아이들 참여를 유도하는 협동학습을 준비하는데
확실히 이러면 애들은 재미있어해요.
그동안 저는 수면시간이 주말 빼면 일주일 다 합쳐서 12시간을 넘어가본 적이 없어요.
정말 심했던 경우는 이틀 날 새고 그 다음 날 3시간 잤었네요. 그리고 실습 끝나서 광주로 가는데 한 번 자면 못일어날까봐 허벅지 꼬집어가면서 집에 가서 거의 15시간을 잤었나;;;;
저는 겨우 하루에 1시간 수업했는데 이정도였어요.

이런 창의력을 길러주고 아이들이 우선이 되는 수업이 당연하겠지만 막상 제가 현직 교사가 된다면 글쎄요;;;; 저도 자신은 없어져요. ㅠㅠㅠㅠㅠㅠ

아;;; 그리고 해원님이 댓글에 올린 그림 말이죠.
어두운 색 옷을 입은 남자분 이명박씨 닮지 않았나요?
왜 자꾸 이명박씨, 마릴린 맨슨이 생각나는지;;;;;;;;;;;;;;;;;;  
  해원     07-04-27  
 제가 댓글에 올린 그림은
얀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식이란 그림이에요.
얀 반 아이크는 제가 전에 읽기론 유화를 발명한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워낙 -_- 틀린 정보들이 횡행하는 터라 자신있게 이야기하기가 좀 그러네요.

저 그림 나름 유명하더라구요.
(전 안좋아하는데 -0-; 왜 유명할까요....;;; 거 참 -_- 다 이유가 있겠지만)
실제로 봤을 땐 참 아담사이즈라 놀랬던 것?

그리고 ㅋㅋㅋ 정말 마를린 맨슨 닮았네요. 너무 닮았어...용.. ㅎㅎ
공중그네라는 일본 소설에 보면 사위가 장인 가발 벗기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서 끙끙대는 이야기가 있던데... ㅋㅋㅋ
제가 만약 이명박씨 며느리가 되면 마를린 맨슨이라고 말 못해서
대나무 숲에라도 외치게 될 듯. ㅋㅋㅋ(물론 며느리가 될 일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_-)
피닉스님 눈썰미 아주 굿입니다 굿굿~ 베리 굿~!

그리고 교생실습이 -_- 너무 힘든 일이군요.
하긴 자기가 해보지 않는 이상 참 알기가 어려우니.
그래서 저는 저희 엄마한테 어쩌고저쩌고 쉽게 말을 하나봅니다.
실제로 애들을 가르치지 않으니까
(뭐 가르쳐봤자 과외학생 1명 정도 아니겠어요. -_-;;; 그거랑 차원이 다른 문제니까.)
.. 아 그러고보니 초등학생 한 13명 정도 가르쳐본 적이 있는데
아주 애를 먹은 기억이 나네요.
"조용히 해~"
"제가 안떠들었는데요?"
이렇게 이야기하던 얄미운 여자애 진짜 꿀밤이라도 먹여주고 싶었음.  
  해원     07-04-27  
 서니웨이님은 어른다운 느낌? ^^

예전에 로마에서 서니웨이님이랑 비슷한 느낌의 여성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동행을 권하셨는데 아쉽게도 같이 못다닌 기억이 나네요.
그 때 그 분과 헤어지면서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었어요.
"오고 싶었던 로마라서 왔어요."
라고 하셨었거든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나이가 들 수록 순위에서 밀리게 되기 마련이라
그것을 한번 이루기 위해서는 꽤 많은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애요.
물론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야하구요.
저는 조금이라도 철 없을 때, 저질러서 덜 욕먹게
이것저것 막 해보려구요.
지금은 분명히 나는 얻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도 분명히 무언가를 잃고 있겠죠.
결국 모든 것은 선택의 문제로 귀결되는 건가요...
암튼...

서니웨이님도 그림 좋아하시니까
다음에 유럽 가시면 여유롭게 한번 돌아보시면 좋을 것 같애요.
(대개 사람들은 발도장찍고 휙 돌아서 가는데...
미술관에 오래 있으면 돈도 적게 들고 의자도 공짜, 화장실도 공짜,
꽤 이점도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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