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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R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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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혁에 대한 해명과 변명.




(짤은 남자테니스 전 세계 1위 마라트 사핀, 요즘 여동생이 날리기 시작했음)

원 출처는 이우혁 홈페이지
2차 출처는 포모스 자유게시판 dpvmelxpfks님







[경고]스크롤 압박 매우 심함





제목 : 이우혁에 대한 해명과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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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목은 그렇게 적어 놓았지만, 나는 분명 상당히 행복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스스로 그렇게 확신한다.

솔직히 말해 글 쓰는 것은 이제 절대 즐겁지만은 않다.

힘들고 지겹고 지치고 슬프고 피곤할 때가 점점 많아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이상, 하루하루 생각을 갈고 닦고

자신을 다듬어 나가고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미 10년의 세월동안 글쓰기라는, 93년 이전에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일에

모든 것을 걸고 매진해왔다. 물론 앞으로도 이 끔찍스러운 작업의 고통이 몇 년이나 더

이어질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 아마도 지금까지보다는 긴 시간동안 해야 하리라 막연하게

짐작할 따름이다.

그러한 긴 여행길에서 나는 대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위해 힘써야 할까?

10년 정도 지났으면 다른 사람들처럼 적절히 얼버무려서 적당히 잊어버려도 될 것 같은데

불행히도 성격상 그럴 수가 없다. 항상 나는 죄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문학에 매진하고

문학의 길을 걷고자 하는 많은 분들에게 나는 로또복권에 당첨된 것 같은 럭키맨이었거나

모자라는 재능을 가지고 많은 책을 팔아넘긴 재주좋은 장사꾼 같은 존재로 보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한 번도 직업으로서의 벗이 없었다. 가져본 적도, 그렇게 대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친구 사귀기를 좋아했지만 그 이전까지 사귄 모든 친구들은 급속도로 변해버린 내 직업과는

전혀 상관 없었으며, 아직도 그 친구들과 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 '일'에 대해 토로할

친구는 하나도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출판사 분 몇몇을 제외하고는 벗은 커녕 동료도

없다. 무서울 정도라고까지는 안하겠지만, '일'쪽에서 나는 상당한 무시와 질시,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고, 아무 이유도 없이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도 극히 많았다.

( 물론 수많은 독자분들이나 팬 분들이 계셨으며, 그것이 그러한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았음은

참 고마운 일이다. 안 그랬으면 절대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태껏 그런 비난이나 모욕을 당해도 직접 눈앞에서 당하지 않는 이상에서는

항상 못본척 하고 참아 넘기곤 했다. 직접 눈앞에서 대놓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었고, 속칭 '뒷다마'만 난무하던 것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내가 이제부터 쓰는 것은 지금까지 나에 가해졌던 비난의 총정리 판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보복의 심정으로 반론을 가하려고 자판을 두드리는 것은 아니다.

비난에 대한 반성을 하고, 나 자신이 어떤 생각으로 그 일을 해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하려는지 스스로도 자성해 보는 기회를 갖고, 아울러 그것들을 사람들에게 밝혀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이다. 솔직하게 말해 나는 너무도 많은 오해를 받아왔고, 뭐 오해를

하건말건 상관은 없지만 그 오해가 정설적으로 고착되는 것은 한 인간으로서 피하고

싶기도 하다.

먼저 한 가지 전제를 말해두고 싶다. 오만불손해 보이실수도 있겠지만, 할 수 없다.

**기본전제 **

나(이우혁)은 바보가 아니다. 최소한 보통 사람 이상의 기본적 지능과 논리능력,

분석능력 및 자료 수집, 해독 능력을 가지고 있다. 글을 쓰는 자료 말고 모든 것에 대한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오만하게 나온 김에 약간의 부가설명을 해본다. 학벌 같은 것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내 글을 자세히 읽어본 사람이라면, 내가 뭔가를 하나 준비하여 공개하기까지 어떤 조사를

하고 준비를 하는지 짐작은 하실 것이다. 그런 내가 여기저기에서 행해지고 있는 비난이나

반 이우혁 적인 의견들을 모르고 있으리라 믿었다면 오산이다. 1년 반만에 문외한에서

오컬트 같은 생소한 분야의 권위자 비슷하게 될 수 있었던 사람이 본인이다.

아이큐나 학습능력은 논외로 치더라도 정보 수집과 분석력만은 나 스스로가 생각해도

대단하다고 여길 정도이다. 그런 사람이 나 자신에 대해 돌고 있는 이야기나 비난, 소문을

하나라도 놓치거나 허술히 넘겼다고 생각했다면 벌써 본인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분석이나 숨어 있는 자료를 끄집어내는 능력 또한 무슨 해커 집단을 제외하고서

최소 작가군 중에서는 따를 자가 없다고 자부한다. 언제 어디서 숨어서 한 비방이나 비난

일지라도, 그것들이 자기 일기장이나 비방에 넣어진 것이 아니라 약간이라도 공개된 형태에

들어 있었다면, 그것들은 이미 본인이 보았고 반성하고 분석했을 가능성이 거의 절대적이라

본다. 10년의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명멸해갔고, 나중에 생각이 바뀌거나 나를 잊거나

한 사람들도 많지만, 본인은 결코 잊지 않는다.

무슨 원한이 쌓여서 복수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니 긴장 말라.

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본인 또한 인간이며, 개인적으로는 다혈질에 가깝고 성격이

급하며, 잘 화를 내지 않지만 한 번 화가 나면 과격하기 이를데 없어지는 사람이 본인이다.

말도 안되는 비난이나 비방은 차라리 웃어 넘긴다쳐도 오해에서 비롯된, 혹은 본인의 인간

적 근본이나 소양마저도 무시하고 멋대로 지어낸 비난 같은 것을 보면 머리털이 곤두섰다.

하지만 나는 아직 한 번도 누구와 싸움판을 벌인다거나, 변명을 한다거나 하는 짓을 벌인 적

은 없다. (성대 사태 한 번이 있었는데, 그것은 정말로 누구를 물먹이려고 나선 것이 아니라 피차 모두를 위한 것이었다고 자부한다.)

절대 감정적으로 나서지 말고, 당장 억울하고 욕을 먹어도 언젠가는, 언젠가는 하면서

기회를 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정을 배제하려고 차분히 있다보니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 이제는 각설하고 몇 가지 대표적인 비난 - 오해 와 내 해명에 대해 써보겠다.





1) 문체에 대하여

사례) 거 문체가 아주 구려, 그러고도 문학하는 사람이냐, 초딩이군, 이제 글밥좀 먹었으면 글 공부좀 하지, 다른 사람 글 구경도 못해봤나?, 같은 아마에서 출발했어도 ***는 주옥같은데 이우혁은 영 구려, 등등...

해명 및 변명 ) 아주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기에 꾹 참고 있었지만 이 기회에 한마디 하겠다.

나는 글이라고는 거의 써본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물론 기본적인 보고서나 레포트, 논문은 써보았지만 소설에 이르러서는 상상조차 한 적이 없었다. 퇴마록은 내 처녀작 이었고, 스스로 보아도 문학에서 중시하는 문체적인 요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그 후에 쓴 왜란종결자 경우는 역사물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만연체가 끔찍할 정도이다. 물론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우리말을 극단적으로 살려 표현한 영롱한 문체'같은 것은 내 눈으로 보아도 내 글에서는 절대 찾아 볼 수 없다.

이 일은 10년에 이른 지금에 이르기까지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에 의해 비웃음과 경멸과 비난과 모멸의 대상이 되어 왔다. 물론 10년동안 내가 써낸 책이 치우천왕기 7권을 포함 36권 째이다. 참 많이도 썼다. 그러나 어느 하나 쉽게 쓴 책은 없다는데 자부한다.

10년의 세월동안 글 쓰기를 잊고 쉴 수 있던 기간이 연속 10일을 넘은 적이 없다. 그렇다고 그렇게 바쁘게, 많이 썼기 때문에 문체공부할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를 대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거꾸로 생각해주기 바란다. 10년의 세월동안 글쓰기를 한번도 잊지 않았던 사람이 과연 문체의 중요성에 대해 모를 수 있었을까? 자기 책이 문체에 있어 뭔가를 달성했다는, 누구같은 착각과 환상에 빠져 있을만큼 무지한 사람이었을까? 그 무지막지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 분석까지 할 수 있던 사람이 문체 하나 다듬지 못할 만큼 능력이 없었을까? 참고서적을 천여권이나 독파, 분류, 정리했던 사람이 문체 잘된 소설책 베껴보기 같은, 기본적인 수련 하나 생각못하거나, 그럴 시간이 없거나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까?

만약 그렇게 생각하고 나를 비웃었다면, 솔직히 비웃을 사람은 본인이다.

위에서 말하는 분들의 비난같은 것은 최초의 책이 나왔던 싯점에서 이미 판단 끝난 일이다. 앞에서 건방지게 말한 바 있다. 본인은 보통 사람보다 생각이 더 많은 편이라고.

애당초부터 순수문학의 길로 시작할 수도 없었고, 받아 들여주지도 않았고, 문학 취급도 못받았던 본인이 그렇게 순순히 기본적인 문체 연구나 공부를 받아 들여 그 길을 걸었을 것 같은가? 모르기는 몰라도 장담하는데, 내가 그 길을 걸었다면 10년이 지난 지금, 독자를 거느리지도 못했으며, 이만큼이나마 살아 남아 있지도 못했으리라.

솔직히 나는 '문체 공부 한 적 없다. 그리고 뻔뻔하게 외치겠다. '아직은 할 생각도 없다'.

감히 대담하고 무모하게 말하겠다. 우리나라 문학, 특히 소설의 경우 대단히 뛰어난 수준에 도달해 있고 뛰어난 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이 바로 그 '문체' 때문이라고. 그 문체의 불야성과 세습성과 교조적 분위기 때문에 한국문단이 이만큼 발전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 발전이 지나쳐서 주와 부가 뒤집혔다.

나는 누구보다도 문학의 위대함과 찬연함을 인정하고 숭배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싯점을 가진 사람들, 대중들의 의견은 어떠할까?


------------ '스토리나 내용은 질식해서 사라지고 소재는 제한받고 뭐든지 비웃기만 하는 풍조가 생기고 모든 것은 언어적, 사변적 유희인 문체에 구속되어 언제나 10년 된 것 같이, 21세기에 나왔어도 일제시대 소설과 다를 바가 없고, 별별 제목이 다 붙어도 결국은 인생살이 이야기가 모든 것을 차지하며, 불학무식한 주인공들이 항상 때만되면 수십페이지짜리 유려한 문장을 어법하나 틀림없이 좔좔 쏟아내고, 아주 당연한 인생사의 면모들이 온갖 미사여구와 현란함으로, 때로는 독자에게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세계의 유명인들과 철학과 사상과 이성의 모든 것을 목구멍에 칼을 들이대듯 들이대며 '이것도 모르는 너는 바보야'라는 조소와 경멸을 안겨주고, 사이비종교를 신뢰하듯 무조건 무릎꿇고 숭배하고 따라 하라는 교조적 태도를 강요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설령 이 모든 것이 필요하고, 옳다손 치더라도 판에 박은 듯 틀에 찍어낸 듯 모두가 인생이요, 모두가 교양이며, 모두가 똑같아서 신물이 나다못해 이가 갈리려고 하는 반복과 답습. 쓰는 이는 나름대로 다르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보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개미눈꼽만큼이라도 다른 점을 찾아보려면 눈에 불을 켜고 머리를 썩혀야만 하는 함정과 무시와 오만이 팽배한 문학.
독자를 순진한 양떼로, 스스로를 목자라 이름짓고 목걸이를 끌고 다니며 정신적으로 거세하고 비하시키며 털을 깎아대는, 그러면서도 모든 것은 문학의 이름으로, 이성의 이름으로, 찬연한 예술의 이름을 빛내는 것이라는 그러한...'

나도 동감한다. 그 반면 모두가 저렇지 않다는 것도 안다. 저러한 면이 있음에도 문학이 위대하고 문학의 정체성이 항상 찬연하게 빛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러나 모두가 문학의 정체성을 주장하며 똑같은 정체성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과연 예술일까 그렇지 않을까?

나는 최소한 '문체'의 길을 걷지 않을 생각이었다. 고집이라고, 오만이라고, 독선이라고 보아도 좋고 욕을 해도 좋다. 그러나 나 아니고서는 그럴 시도를 할 수 있는 사람도, 또 시도하고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일부러 문체를 무시했다. 소위 기성문학의 신봉자들은 내 문체에서 볼 것이 하나도 없다하겠지만, 나는 10여년 동안 꾸준히 노력해왔다. 달과 6펜스의 주인공이 회화의 기법을 스스로의 무수한 실험으로 스스로 터득할 수 밖에 없던 것처럼 말이다.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마음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배울 수 없었다. 일단 소재부터가 달랐으니까. '남이 쓴 소재는 다시 쓰지 않는다. 나 자신이 쓴 소재도 두번은 쓰지 않는다'가 내가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할 때의 마음가짐이었다. 그러려면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는, 감히 대가들의 문체나 기법도 존경하고 연모하면서도 조금도 따라 할 수 없었다. 영향을 받아서도 안되었다. 왜란종결자 때의 그 말도 안되는 듯한 만연체나, 퇴마록 초기의 극간결한 어법, 중 후기로 넘어가면서의 어중간한 어법, 치우천왕기에서 단어를 극도로 줄인 문체 등등은 결과만 보면 우습게 평가될지 몰라도 내 자신은 피눈물을 흘리면서 닦아온 과정들이다.

우리 말은 보편성이 없다. 우리 말은 물론 자랑스러운 언어이다. 묘사, 형용사, 어감, 단어수 모두가 최고수준이다. 그러나 반면 우리말은 번역이 불가능하다. 원래부터 단어수가 많은 언어를 단어수가 적은 언어로 제대로 변환하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미국같은 강대국이 되어서 한글이 국제어로 통용받기 전에는 우리는 언제나 우물안 개구리이다. 나는 그것이 싫었다. 불가능하다는 것이 답답하고 암담했다.

나는 그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보고 싶다.

단어나 문체 말고도 남에게 보일 수 있는 형태, 그것도 욕심을 부려서 온 세계 사람들에게 본래의 내용이 명확히 전달 될 수 있는 소설을 써보고 싶다. 우리문학을 망친다는 소리는 하지 마라. 그쪽을 추구하는 분은 많고도 많으며, 나보다 나은 분들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나는 내 길을 가고 싶다. 나는 단어를 줄이고 싶다. 어휘를 줄이고 싶다. 표현의 다양함도 극도로 자제하고 싶다. 소설 본연의 서사성과 스토리로 돌아가고 싶다. 한국인의 특수성도 좋고 현대인의 감성도 좋지만, 인간 자체로서 공유할 수 있는 비록 그것이 단순 재미일지라도 공유될 수 있는 글을 한국인으로서 써보고 싶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버려야만 했다. 문체와 순수문학적인 영롱한 표현은 내가 택한 길에서는 늪일 뿐이다. 필사적으로 피해왔고, 비난과 비웃음을 당하면서도 계속 참아왔다. 앞으로도 내가 바라는 그 무언가, 단순하고 간결하고 어휘도 몇 없으면서도 모두 이해가 되며, 어떤 나라 말로도 아주 쉽게 옮길 수 있으면서도 사람들에게 포괄적 재미를 줄 수 있는.... 한국어로 된 소설을 만들기까지는 수십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미 완성에 가까운 형식을 쉽게 습득한 사람들에게 계속 비웃음을 사고, 생각대로 성공하지 못해 실패한 삶으로 끝내어 후대의 누군가에게 뜻을 넘겨주거나 그나마도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내가 하고픈 일을 하겠다. 값싼 대중문학이라도 좋고, 혼자 안 될일에 엉겨붙는 바보라고 해도 좋으며, 글 쓴다고 하면서 기본도 못갖춘 멍청이 취급을 당해도 좋다.

설령 내 시도가 찬연한 국문학의 정체성에 위배 된다해도, 이런 다른 방면에서의 노력을 하는 사람 하나 정도 있는 것도 나쁘다고는 결코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 일이고, 나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시작한 일, 반드시 해 나갈 것이다. 이것이 무모한 해프닝, 실현불가로 끝나건 잘 되건간에 말이다.

내 의견에 동참하거나 찬양해 달라는 구걸은 하고싶지 않다. 다만 인간적으로 바라는 바가 있다면, 내가 결코 머리가 모자라거나 남보다 등신이어서 그런 쪽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편견만 좀 없어졌으면 할 뿐이다. 아이 키우는 아빠로서 화나는 일이니까 말이다.

(계속)



2) 사례 : 그 사람, 너무 민족주의적이야, 너무 반일 집착이 강해, 선동적이야, 되지도 않는 재야 사학 이론에 너무 심취해있어, 증산도 계열 아니야?, 우리 조상 잘났다는 뻥을 너무 쳐, 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우는게 역겨워.. 등등..

해명과 변명) 아마 이런 비난은 내가 3번째로 많이 듣곤 하는 비난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대해서도 나는 할 말이 (물론) 있다. 크게 보아 같은 뭉텅이이지만 이것을 조금 세분하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1) 전문가도 아닌 입장에서 기존의 사학계의 이론들을 너무 무시하고 증거없는 재야사학측의 이론에 경도되어 과장된 역사의식을 심어준다는 비난.

2) 민족주의적인 시각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반일적 자세를 너무 취한다. 일본이 역사왜곡을 한 것이나 중국이 동북공정등으로 역사를 이그러트리는 것이나 내가 하는 일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냐는 비난.

으로 일단 나누어 볼 수 있다. 1) 부터 해명해 본다.

일단 본인이 재야사학의 연구결과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러한 내용들을 소개하고 밝히는 것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는다. 아울러 강단사학에 대해 많은 불만을 안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하게 밝혀둔다.

본인은 '절대 재야사학의 맹신자가 아니다'.

내 행동을 보기에 따라서는 재야사학에 경도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거의 인정하지 않는 한단고기나 규원사화 같은 책들을 참조하고, 소개하고 밝히며, 그 안의 논리대로 글을 쓰곤 하니 말이다. 그러나 본인은 이렇게 생각한다.

'가령 한단고기가 강단사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위서라 할지라도, 최소한 본인은 그 안의 내용 모두가 위작이며 목적성을 가지고 씌여졌다는 선입관은 갖지 않는다.'

오해하시는 분이 많은데, 내가 참조하는 책은 일단은 무조건 정사로 인정받는 책들이다. 그러나 그런 책들에 언급되지 않고 다룬 적도 없는 내용이 필요할 때, 바로 할 수 없는 차선책으로 비록 공인받지는 못했다해도 내가 바라는 내용이 나와 있는 책들을 참조할 뿐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왜 그럴 수 밖에 없는가? 강단사학계는 증거를 위주로 한다. 모든 증거가 갖추어진 후에야 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잘못된 증거로 인해 왜곡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큰 낭패이다. 그러나 항상 증거만 찾다가는, 이미 어느정도 증거가 나온 시대 말고는 아예 다루지도, 다루려고도 않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강단사학계에서 단군 이전의 역사를 인정하고, 본격적으로 조사해 본 적이 있었는가? 있다고 해도, 항상 무조건 부정적이며 부정을 위한 부정만 난립해오지 않았던가? 본인은 이미 일반적인 책 말고도 꽤 많은 숫자의 논문들을 접해 보았다. 상고시대에 대한 논문은 대부분 놀랍게도 '무엇무엇을 새로 밝히고 증명하는' 논문이 아니라, '어떤 어떤 것이 헛소리, 환상, 증거 불충분'이라는 것들이 주내용이었다. 논문이 아니라 무슨 법정에서 검사 판결 기각시키는 변호사들 메세지 같아 보였다. 이것이 역사의 연구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그러하다.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라도 하면 대뜸 날아드는 답변은 '알지도 못하면서 역사를 망친다', ' 전문가도 아닌 녀석이'... 한마디로 '무엄하다'라고나 할까? 정말 기막힌 적이 많다. 역사는 과연 완전 별종으로 떨어져서 어떤 일반론적 논리접근도 불허하는 초특수 학문이었던가? 내가 아는 어떤 학문도 그런 자세를 보이지는 않는다. 간단하게 말해 외국의 역사가들 또한 그런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 논증적인 접근 방법은 이미 검증되어 일반적으로 구성된 방식이 있지만, 논제 자체를 객관적으로 검증 절차를 거쳐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조리 '증거불충분', '진위판별 불가'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구나 '진위판별 불가'에서 무조건 '틀리다'라는 방식 또한 한국 사학게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해괴한 관행이다.

증거 혹은 가설이 나왔을 때 그 가설에 대한 논리적 정황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가설을 입증하지 않으면 무조건 가설을 부정한다...' 라면 어떠한 새 가설도 도출될 수 없을 것이다. 가설은 먼저 가설이라는 전제하에 다각도로 증거들을 참조하여 증명을 한 다음 결론을 내리는데, 증거가 있으면 물론 판별이 쉽다. 그러나 증거는 분명치 않다해도 부정할 수 없는 가설이라면 일단 '가설'이라는 전제하에 받아 들여 그것이 부정되기 전까지는 '가설로서의 가치'는 인정해주어야 하는 것이 실증 과정의 일반적 상례이다.

허나 우리나라의 사학계는 이러한 과정을 송두리째 무시하며,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을 경우는 무조건 거짓말, 엉터리, 사이비'라고 매도해 버린다. 가장 기본적인 논리 접근 자세가 그렇게 되어 있으니 일제 시대 이후 새 연구가 거의 하나도 나올 수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가령 사학말고 고고학의 예를 들어 보이겠다. 고고학이 사학과는 조금 다르지만, 본인이 전공한 공학만큼 다르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공학밖에 모르는 '무식한 공돌이'라고 욕하는 것도 많이 들었기에 공학의 예를 들면 부정당할 것 같다.) 고고학은 기본적으로 '긍정' 의 학문이다. 어떠한 가설이나 전설, 신화등도 '그것이 부정될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도출되지 않는 한'은 일단 가설적 인정상태에 들어간다. 물론 가설단계에서도 최대한 신중하려 하겠지만, 일단 가설 자체를 부정하는 습관은 갖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학문이 고고학이다.

만약 고고학자들이 한국 강단사학자 같은 기본 논리를 갖추었다면 어떻게 될까? 어디에 뭐가 묻혀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절대 파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디에 뭐가 묻혀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그곳을 파서 유물이 나와야 입증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논리에 있다면 확실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새로 파내지 못하고, 파내지 못하니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운이 좋아서 이미 파내거나 우연히 파내다가 발견된 것만 조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그대로였다면 트로이도, 미케네의 유적도, 마추피추도, 왕가의 계곡도 여전히 발굴되지 않았을 것이며, 고고학이 기본이 되어 씌여지는 역사학도 조금도 발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딱 그 실정이다. (물론 전부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사학의 풍토가, 근래 약간 개선의 조짐은 보이지만 지나칠 정도로 경직되어 있는 것은 분명 느낄 수 있다. 가령 가장 최근 고구려을 우리 민족사로 볼 증거가 없다 라고 한 모 교수님 같은 경우는 안스러울 뿐이다. 문제는 그런 분들은 스스로 아주 굳은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그 분은 사서만 참조하여 '그렇다 할 증거가 없으니 주장할 수 없다;라고 하셨을지 모르지만, 나는 반대로 '그렇다할 증거가 없으니 아직은 관례에 따라야 한다' 라고 얼마든지 말할 수 있었다 본다. 기초 가치관이 잘못 배양된 상황에서의 소신이나 신념은 고집일 뿐이다.)

학문은 딱딱한 것만이 아니라 생각한다. 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어야 한다. 이미 완성되어 고착된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지식일지는 몰라도 학문은 아니다. 새로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학문이며, 거기에 인간의 미래와 꿈과 희망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국 사학은 일단 무조건 꿈을 지우고, 현실(현재)에만 안주시키는 고착성을 심어놓는다. 나는 한국에서 가장 뒤떨어진 학문을 꼽는다면, 조금도 서슴없이 사학을 들고 싶다. 최소 오천년 이상의 역사와 수많은 문화재와 유산을 가졌으면서도 그것을 모조리 잊거나 낭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의 사학이다. 파이로매니악에서 범인들로 하여금 사학자들을 사회의 공적으로 규정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나는 무식한 공돌이여서 그런지 모르지만, 또 공돌이밖에는 접하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그래도 최소한 세계의 석학급에 들어간다는 공과대 몇몇 학자 분들의 교육을 받고 자랐다. 적어도 전문지식에는 떨어지는 면이 있더라도, 그 분들 한분 한분이 세계에서 쌓은 업적을 본다면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지성을 갖추었다고도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런 분들까지 모조리 공돌이라고 매도한다면 제 정신이라 할 수 없다고 본다.) 그분들에게서 받은 귀한 교훈들이 많지만, 그중 하나가 이런 것이다.

내가 퇴마록을 처음 썼을 때 나는 연구소에 있었다. 그런데 그런 '황당무계한 귀신 이야기' 따위를 쓰는 '비이성적인 미친놈'이라고 엄청난 비난을 받아 몹시 마음이 상했었다. 상하기보다는 분노했었다. 그때 그 분이 조언해 주셨다. (그대로 기억하는 것은 아니므로 많이 윤색되었을 수도 있지만 느낌은 이랬다.)

'그건 모르는 이야기 아닌가? 상대자가 그런 것이 없다는 증거를 댈 수 있던가?'
'아닙니다.'
'그러면 자네 상대가 자네보다 훨씬 더 비이성적인 사람일세.'
'박사님은 귀신을 믿으십니까?'
'믿지는 않네.'
'저도 믿는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쓰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요?"
'그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네. 자네는 일단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네. 그것의 진위를 밝히는 것이 자네 목적은 아니지 않는가?'
'그건 그렇습니다.'
'나는 귀신을 믿진 않네만. 정확히는 지금 믿지 않는다고 해야겠지. 그러나 귀신이 존재한다는 증거와 제대로된 납득할만한 가설이 있다면, 나는 귀신이 있다고 믿겠네. 그리고 귀신이 없다는 증거나 제대로된 설이 없다면, 나는 귀신이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겠네. 이우혁군. 학문을 하는 사람은 어떤 결과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며, 아무리 지금 내 생각과 다르거나 내 처지를 뒤흔드는 것이라 해도, 그것이 사실이라면 받아 들여야 하네.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이 아님이 증명되지 않는 이상, 어떤 것도 부정부터 해서도 안되네. 현재의 상황에서 모든 것을 부정하는 태도로는 어떤 새로운 것도 나올 수 없기 때문이네. 자네는 내 한참 후배지만 자네가 귀신에 대한 설을 세우고 증거를 보여준다면 나는 귀신을 믿을 것이고, 비록 그러지 못한다해도 귀신이 없다는 ( 다만 드물다는 확률적인 증거 말고 논리적인 증거) 증거가 없다면 부정하지도 않을 것이네.'
'대부분 드물다는 확률적 증거 뿐이겠지요.'
'핵분열 현상이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것을 본 사람이 있었겠는가? 너무 세상을 나쁘게 보지 말게. 몇몇 바보들이 떠든다고 그럴 필요 없네. 귀신이 없다는 이론이 공식적으로 떠돌지 않는 것을 보게. 정말 세상의 근간을 이루는, 높은 이성을 지닌 사람이라면 부정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부정하면서 잘난척 하지 않는다는 증거일세. 안그랬다면 공식적으로 귀신 이야기가 법으로 금지되고, 논리적으로 부정되었겠지. 그런 논증은 없지 않은가? 그러니 아직 자네는 정말 헛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네. 아무도 모르는 것일세. 자네가 말하는 세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지만, 없다고도 볼 수 없지 않겠는가? 그 전까지는 일단 가설일세. 그러나 모든 가설을 뒤엎거나, 하나의 논리로 억지로 끼워맞추려는 것은 못난 짓일세. 내가 이해못하는 것이라면 그냥 놓아둘 수도 있는 걸세. 그래야 꿈이 생기고, 희망이 생기며 창의력이 생기며 미래가 생기는 것이지. 보통 과학적이라고 단서를 다는 자들 스스로가 가장 비과학적인 경우가 많다네. 개념치 말게.'



나는 이분의 조언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세상에서 훌륭하다는 사람은 여러가지다. 드러나지 않으면서 훌륭한 생각을 가진 분도 있고, 훌륭하다 하는데 알맹이 없는 사람도 흔하며, 이름만 알려졌을 뿐 스스로 훌륭한 척 억지로 죽을 발악을 해대는 꼴사나운 인간들도 흔하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비로소 그러한 시각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로 삼았다. 이때의 짧은 대화는 적어도 나의 가치관을 상당히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사물을 평가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그러한 재정비된 시각으로 나는 한단고기나 기타 검증되지 않은 사서들을 읽고, 참조할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한단고기나 기타 재야사서의 내용들이 모두 맞는 이야기라고 볼 수 없다. 몇몇 부분 틀리기도 하고, 고증이 잘못된 점도 있을 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두가 통째로 소설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부분의 틀린 면모를 꼬집어 전체를 부정부터 하고보는 것은 초등학교에서도 가르치지 않을 반이성적인 태도가 아닐까? 그렇게 따지면 정사에는 오류가 없는가? 신주단지처럼 떠받드는 25사나 조선왕조실록에도 오류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는가?


그리고 다음 재야사학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겠다. 재야사학에 좋은 분들이 많다. 고립된 시각에서 벗어나 나름의 가치관을 개진하시는 많은 분들이 있는 것을 안다. 그러나 반대로, 정말 엉터리도 많다는 점을 솔직히 말한다.

조금 머리에 들은 것이 생기고, 고서 나부랭이라도 조금 뒤적일 수 있다보면, 눈에 확 띄는 문구나 이렇게 해석하면 이렇게도 볼 수 있는 '끼워맞추기' 는 누구에게나 가능해진다. 물론 그런것이 사상을 발전시켜 나가는 하나의 과정이 될 수 있음도 물론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단순 끼워맞추기'를 극대화 하여, 마치 이것이 정설이라는 양 궤변에 가까운 토로를 하는 분들이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앞에서 강단 사학의 그릇됨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재야사학의 폐단도 결코 적지는 않다. 별의 별 기이한 이론들이 다 있으며, 문외한이 보더라도 황당할 정도의 비약과 추론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앞의 내 입장을 잘 읽으셨다면 이해하시겠지만, 나는 이런 주장들은 결코 취하지 않는다. 가설로서는 일단 받아들였으되, 그 논증과정이 너무나 비약이 심하고 엉성하다. 물론 증거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 자체 내부 모순만 가지고도 자가당착에 달하는 그릇된 논리구조를 가졌다면 당연히 그것은 가설로서의 입지조차 없어지는 것이다.

2) 의 답변과 겹치게 되는데, 그냥 계속해 보자.

보통 그런 그릇된 이론은 '섣부른 애국심'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제일 잘났소, 제일 으뜸이오!'. 물론 그 뜻은 일단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보자. 왜곡까지 해대거나 검증되지 않은 논증과정을 단순한 애국심 때문에 밀어붙임으로써, 자기 과정은 물론이고 자기가 원천으로 삼는 자료나, 사관까지도 도매급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을 말이다. 재야사학이 재야사학을 망치는 혼란 역시 계속 진행중인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재야사학자의 많은 숫자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가 역사의 발견 혹은 새 해석을 추구하여 얻는 것 없이 그 길로 뛰어든 분들이다. 어느 나라든지 아마추어 사학자들은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처럼 재야와 강단 두 파로 계보가 나누어지고 양자의 관계가 험악하게 갈라진 나라는 아직 없다고 안다. 일단 사관 자체가 문제가 없다 볼 수 없다. 소멸된 역사, 잘못 알려지고 왜곡된 역사가 많다는 것도 분명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잘 해결되지 않는데는 양측에 모두 문제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강단은 무조건 부정하려고만 하고, 재야는 무조건 부르짖으려고만 한다. 솔직히 말해, 전반적으로는 양측 다 객관적이지 못하다. 다만 근래 재야사학 측에서 걸출한 분들이 나와서 수정된 사관이 어느정도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만은 고무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황당한 논리주장이 정당화 될 수 없음도 물론이다. 내가 어느정도 재야성향에 속한다 보이는 것은 무슨 강단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최선의 방법과 기법을 다 하여 검증하려 노력한 결과가 그쪽에 더 가깝기 때문이지, 어느 쪽에도 감정이나 편을 들어준다는 생각은 없다.

나 자신은 우리 조상들이 대단히 뛰어났고 잘났다고 인정하는 사람이다. 그때문에 민족주의자라는 욕을 많이 먹는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 조상이라 그런 것도, 내가 그분들의 후손이며, 우리들이 과거를 잊고 어렵게 사는 등등의 현실적 이유때문이 아니라, 내가 조사하고 추론한 바로는 사실이 그렇기 때문이다. 이 차이를 잊지 말아주기 바란다.

나는 나름대로 역사를 연구하며 고대 그리스 인의 창의력이나, 로마인들의 힘을 존경하고 찬양한다. 유럽제국들도 멋진 순간들이 많았고, 사라센 제국이나 고대 바그다드, 이집트의 멋진 조상들에 대해서도 우리 조상들과 마찬가지의 경의를 보낸다.

'굳이 우리 조상이라고 더 존경 하려 하지도 않고, 우리 조상이라서 쑥스럽다고(?) 뒤로 뺄 생각도 없다.'

그런데 웃기는 사람들이 많다. 조상이 못났다고 할 때는 '맞아 맞아' 하면서 잘난 면을 건드리려고만 해도 불에 데인 듯 '객관적이어야지' 하거나 '국수주의자, 민족주의자, 쇼비니스트'라 매도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고, 상당히 많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리고 더더욱 슬픈 일은 그들 스스로는 자신들을 대단히 객관적이고 지식인 이라 생각한다는데 있다. 객관적이라 떠드는 사람들 대부분이 솔직하게 말해, 미안하지만 속칭 '골빈당'에 가깝다고 본다.

자기 조상 칭찬한다고 무리해서 열올리는 것도 비이성적이지만, 자기 조상 칭찬한다고 무조건 민족주의자라고 떠드는 작자들의 머리에는 뭐가 들었는지 정말 모르겠다. 아마 90%이상 '민족주의를 거부하는 코스모폴리탄 적 사상과 넓은 마음을 지닌 무슨 슈퍼맨'을 동경하여 그런 짓거리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짓거리에 속는 사람들은 나이 어리고 생각 모자란 사람들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조상이 잘났으면 잘난대로, 못났으면 못난대로 구술하는 것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공정한 태도일텐데도, 우리는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못난 짓한 것 쓰면 '순수한 고백, 참회;라고 하여 각광받고 엄청난 양심인인 양 높임 받고 잘난 점을 쓰면 '민족주의자'니 '쇼비니즘'이니 하면서 매도되고 깎아 내린다. 무슨 유행인가?

내 글에 나타나는 반일 감정에 대해서도 나는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을 뿐이다. 자칭 잘난 척하며 그런 것은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주변을 보라고 하고 싶다.

뭐, 멀리 갈 것도 없이 축구만 생각해보자. 왜 한일전은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할까? 외국 감독도 한국 팀을 맡으면 한일전에 대해서만은 각오를 다진다. 한일문제가 아무것도 없다면 왜 그럴까? 왜 그런 감정이 있을까? 왜 그것이 이어지고 있을까? 무슨 논리나 뭐를 들이대기 이전에, 이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사실' 아닌가? 몇마디의 잘난체 하는 말로 사실을 가릴 수 잇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렇다면 일단 그런 감정부터 없애서 증명해보라고 하고 싶다.

그런 것이 좋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님을 일단 부연해둔다. 그러나 한 - 일 간에 감정이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것은 순화시켜 풀어야 할 대상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뭔가? 한 일 문제나 반일 감정에 대해서 언급도 하지 말고 입다물게 하고 잘난척, 멋진 척 앉아 있다고 그게 해소되리라 보는가? 그냥 입다물고 있으면 알아서 해결되리라 생각하는가?

한 일 간에 무엇이 역사적인 문제였고 무엇이 어떻게 잘못 되었으며, 잘한 것은 무엇이며 잘못한 것은 무엇인지 진정으로 파악해볼 생각은 안하는가? 그 다음에야 뭐가 이루어져도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내가 대표적으로 욕을 먹는 3작품에 대해 논해보자. 1) 퇴마록 국내편 중의 초치검의 비밀, 2) 퇴마록 혼세편 중의 와불이 일어나면, 3) 왜란종결자 가 그것들이다.

나는 이 3작품이 왜 반일적인지, 왜 내가 민족주의자라는 욕을 먹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아마 읽지도 않고 읽은 것처럼 입만 놀릴 줄 아는 사람들이 그러는 것인지, 쓰지 않은 내용이나 저자인 나도 모르던 뒷내용까지 다 알아 맞출 수 있는 투시력자들이 그러는지 그것은 모르겠다.

초치검의 비밀이나 와불이 일어나면, 왜란종결자 공히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잘못 한 과거의 일들이나, 죄악에 대해 분명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분노하고, 반항하는 모습 또한 분명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반일 적이라 정말 볼 수 있는가?

나는 나름대로 그러한 과거의 잘못이 뒤엎어 비틀려진 두 나라 사이에서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보이려 애썼다고 자부한다.

일본인이면서 한국인의 뿌리를 지녔다고 설정된 홍녀라는 인물에서 그런 노력을 했으며 내 마음 속의 본질을 토로하려 했고, 와불이 일어나면 에서는 비유를 들어 그런 과거의 잘못을 똑같은 대응(와불을 일으켜 폭력으로 복수하려는)을 막는 퇴마사들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왜란종결자는 비록 양국간의 전쟁이었으되 마지막에는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중요함을 암시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에 은동이 히데요시의 얼굴을 밟고, 히데요시가 살려달라 했다는 면을 비분강개하며 비판한 분을 잊을 수 없다. 불세출의 영웅인 히데요시를 그렇게 그렸다는 것이 그렇게 분노스러웠나 보다. 허나 나는 은동이 히데요시를 죽이지 않게 만들었고, 다만 그간의 모든 원망을 참아 넘기는 모습으로 그리려 애썼다. 그것은 복수심이나 증오의 발로, 상대를 비참하게 만들려는 의도된 행동이 아니라, 전쟁이나 기타 비극에는 개개인보다는 역사적인 힘(판타지성을 띈 내 글에서는 마계의 짓으로 대별되지만), 혹은 거대한 운명의 흐름 같은 것을 깨닫는 장면으로 생각하며 썼다. 만약 (나나) 은동이 민족주의자였다면, 그 뒷부분은 은동이 강력한 힘으로 왜국을 정벌하여 왜국 사람들도 똑같은 만큼 죽이는 식으로 전개했을 것이며, 어쩌면 그것이 더 인기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은동이나, 이순신이나, 왜란이 끝난 것에 만족한다. 판타지 소설에 적장이 얼굴을 밟혔다고 난동을 부리던 사람이 내가 보기엔 더 민족주의자같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코스모폴리탄 적으로 행세하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의 민족주의자는 아니겠지만.)

물론 이보다 더 순화되고, 더 좋은 결론을 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내 역량의 문제이다. 허나 이런 주제를 쓰기만 하면, 내용을 다루기만 하면 무조건 '민족주의자, 쇼비니스트'라고 매도해 대는 악다구니는 절대 더 듣고 싶지도 않고, 용납하고 싶지도 않다. 나는 절대 쇼비니스트가 아니다. 일본사람과도 잘 이야기하고, 친하게 지낼 수 있으며, 그들도 무던히 이해하려는 축에 속한다. 실제로 일본을 방문도 했고 나름대로 친구도 사귀었다. 무슨 식민지 시대의 감정을 지금와서 풀이하려는, 그럴 정도로 속좁은 사람은 아니다. 속좁다기보다는 그런 이척보척 식의 흑백논리적 구분은 애당초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문화도 많이 이해하고, 많이 보며 접한다. 일본제품도 성능이 우수하면 산다. 그러나 반면 과거에 대해서 잊지는 않는다. 잊어도 좋은 것이 있지만 잊으면 안되는 것이 있다. 무슨 와신상담, 복수의 칼을 갈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잊지 말아야 같은 바보짓을 또 하지 않을 것 아닌가?

아무리 판타지라도 역사를 다루는 이상, 역사의 비극이라도 외면하거나 미화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왜곡이며, 양자의 골을 깊게만들어가는 점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가?


엄청 길어졌지만, 마지막으로 추가한다. 같은 한단고기 내용이 나오거나, 고역사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고 해도, 퇴마록이 선도 쪽을 다룬 소설이었다 해도 나는 증산도나 대순진리 같은 소위 '민족종교'에 대해서는 절대 거부한다. 같은 성서를 놓고서도 여러종파나 믿음이 나올 수 잇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두사람이 같이 해를 보고 태양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되려 그런 집단 때문에 한단고기를 비롯한 많은 우리의 고대 정신세계는 왜곡되고 오해받으며 묻혀져 가고 있다. 우리의 고대 정신의 유산을 자신을을 위해 마음대로 이용하며, 자신들이야말로 대표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자체에서부터 이미 그들은 절대 인정받을 수 없는 자가당착에 빠진 것이다.

소위 유사종교화된 그런 종교들이 나를 방패막이로 삼는 일은 철저히 거부하고 규탄한다. 처음에는 그냥 '마음대로' 같은 입장이었으나 나름대로 조사를 하면서 어느정도 그들의 뿌리나 사상도 본의아니게 접해보게 된 이후로 그들은 절대 나로서는 받아 들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으며, 눈꼽만치라도 도움을 주고 받거나 연관을 맺고 싶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혹여나 내 글 때문에 그런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거나 발을 들일 생각을 하시는 분들에게 진정으로 말하고 싶다. 만약 나 때문이라면, 절대 그러지 마시라고. 그리고 혹여 그런 단체나 사이트에서 내 이야기나 이론을 말한다면, 알려주시거나 팬의 자격으로 금지시켜 주시기 바란다.
'도를 아십니까?' '퇴마사가 되는 길' 같은 유혹에 절대 빠지지 말기 바란다.

아마 내 글을 정상적으로 이해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런 우는 범하지 않으시리라 믿는다. 책 안에서도 행여 그럴까봐 오만 단서를 다 붙여두었는데도 만약 그런 곳에 빠진다면 내 글을 잘못 이해하신 것이니 내 책임은 없다고 말하겠다. 좀 더 강하게 말하자면, 그런 것에 얼씬거리면서 내 '팬'임을 자처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아예 근본적으로 부정하겠다.



(계속)


이라고 써있지만 더이상 해명과 변명글은 올라오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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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하이텔 시절 매일매일 퇴마록을 기다리던 사람이고 결국 전권을 구입했지만, 왜란종결자부터 실망하기 시작...

파이로매니악에서 살짝 불타올랐으나 연재중단... 퇴마록 말세편은 사면서도 그저 한숨뿐...

아 이우혁은 이게 한계구나, 라고 생각했고 치우천왕기를 보면서는 더더욱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자료 수집은 정말 지존이군, 근데 글을 왜 이렇게밖에 못쓰나... 기본 구성도 엉망이고 중간에 말 바뀌기 일쑤고

(반전이 아니라) 문체도 영... 설마 '바람의 마도사'의 김근우가 문체 가다듬더니 책이 재미없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하는가?

이 글을 읽자니 가슴이 뜨끔거리기도 하고, 참 이사람 고집하고는 싶기도 하고,

나는 글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글쟁이라는 절규엔 한때 팬이고 지금도 적어도 대여점이나 도서관에서나마

치우천왕기 나오면 꼭 읽는 사람으로서 가슴아프기도 하네요.

* 해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10-02 22:40)

08-06-24 10:55:58
  phoenix     08-06-24  
 앗! 리즌님 저랑 생각이 너무 비슷한데요~!
저도 애증(?)으로 퇴마록 전권을 가지고 있는데,
혼세까지는 그럭저럭 봐줄만 한데, 말세는 너무 실망했고;;;
왜란종결자는 완전 실망에 구매 의사도 떨어졌고,
파이로매니악에서 다시 불탔다가 연재 중단으로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고,
치우천왕기도 약간 의무감(?)이라고 해야하나,
그 이상은 별로 기대하지 않고 챙겨봐요.

어찌되었거나 이우혁씨는 한국식 판타지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은 건 분명하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방대한 자료 수집때문에 세계관이라던가 설정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데,
점점 풀어내는 것은 한계에 이르렀는지......
소재가 너무 거창해서 글이 못 따라가는 걸까요,
아니면 퇴마록부터 왠지 일정한 공식 - 민족주의적인 글, 재야 사학에서 다루는 듯한 소재, 강하지만 단점이 있고 인간적인 주인공 - 에 의해 씌여진 글이 이제 독자에게 질리는 걸까요;;;

그래도 이름만으로도 글을 보게되는 작가이니,
힘을 내시길......  
  루핑     08-06-24  
 이우혁이 누구지? 장우혁인가? 했다가 아 퇴마록의 작가-_-;
저도 퇴마록은 매우 좋아했지만.. 왜란종결자는 너무 재미가 없어서 그 이후로는 손을 놓은 작가네요.

그래도 퇴마록 같은 작품은 없었는데..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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