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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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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위클리게이머] 흐르는 시간 속에서 너는 더욱 강해지리라.

스타크래프트에 열광을 한 지도 年을 단위로 셀만큼 흘렀다.
사람들은 무대 위에 오른 게이머들에게 환호했고
그 무대에는 수많은 주인공들이 등장했다 퇴장했다하며 많은 드라마를 보여주었다.
꽤 초창기부터 봐온 내가 작년에 느낀 것은 시간이라는 것이었다.

전성기 때 임요환이다, 그랜드슬램 시절의 이윤열이다, 아니다 최연성이다.
누가 가장 강력했는가야 대한 논쟁들...
그리고 잘나가던 최연성을 누가 꺾을 것인가?
다음 최연성의 목표는 누구인가?
비단 최연성이 아닐지라도 현재 최강자를 둘러싼 논쟁은 끝이 없다.

시간이었다.
그 논쟁보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었다.
절대 질 것 같지 않던 임요환이 김동수에게 진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이윤열이 새로운 기록들을 달성했지만 더 중요한 상대는 시간이다.

시간이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변해가는 인간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가 문제이다.
아니 버티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성장하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1인자는 바뀌는 것을 알았다.
아무리 간절히 빌어도 내가 응원하는 그 사람은 계속 그 자리를 고수할 수 없었다.
절대 지지않을 것 같던 그 사람도 세월이 흐르니 팬들에게 핀잔의 소리를 들었고 억소리나게 만들던 괴물도 슬럼프라는 걸 겪었다.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박정석
이 넷을 사람들은 사대천황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더라.
게임계에 족적을 남긴 사람은 푸른 눈의 전사 기욤 패트리도
프로게이머란 직업을 알려준 쌈장이란 유명한 아이디의 이기석도
어느 게임에서나 뛰어난 재능을 선보이는 봉준구도 있지만
저 넷을 두고 사대천황이라 멋진 별칭을 지어준 데에는 까닭이 있을테지...

그들은 마치 별빛같다.
저기 몇 억광년 너머에서부터 끊임없이 내달려 지금 내 동공에 맺힌 별빛이 담고 있는 시간을 그들도 담고 있다.
그들이 영광의 순간도 좌절의 순간도 우리와 함께 한 기억 속에 그 시간이 있다.

스카이 프로리그 1라운드 결승전.
나도현과 김현진의 경기가 끝난 뒤 SK T1 부스 뒤에 서 있던 임요환을 보았는가?
김현진을 위로하러 뒤에 가있던 임요환의 모습에서 나는 시간을 느꼈다.
승리의 열매는 달다면서 소감을 말하던 하얀 얼굴의 갓 스물을 넘긴 젊은이가
힘든 누군가를 품어줄 수 있는 가슴을 지닌 어른이 된 것 같았다.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을만큼 이제 막 시작되는 게임계를 이끌어 가는 선두주자이자
모든 기록을 처음 만들어가던 그가, 높을 줄만 알았던 그 사람이 그렇게 넓은 사람이 되어있었다.

부진한 성적에 팬까페를 뒤덮는 비난성 격려성 글에 그가 적었던 글이 생각난다.
연습을 하다가 가끔 랭킹사이트에 들어가 1위에 랭크되어 있는 자신의 이름을 바라보곤 했다고.
영화 알렉산더에서 알렉산더가 높은 산 위에 올라가 먼 곳을 바라보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이 정복한 수많은 땅 도시 화려한 바빌론...
보이지 않지만 그 멀리까지 자신이 밟아온 족적을 바라보는 듯한 그 눈빛에서 나는 임요환을 읽었다.
1위를 달고 있던 자신의 이름을 바라보고 있던 임요환을.
안쓰러움도 연민도 아닌 감정으로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
정상을 밟아본 자만이 빠지는 수렁이자 특권.

알렉산더는 잠시 후 진군을 명한다.
임요환도 그 글에서 더욱 더 앞으로 나갈 것을 다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들은 커가고 있었다.
내가 볼 수 있는 그들의 모습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들은 커가고 있었다.
박경락에게 진 뒤 마우스를 잡아 채 뛰쳐나가던 소년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또 지고 말았네요 라면서 눈물을 쏟던 이윤열.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다 승리로 이뤄낼 줄만 알았던 천재소년도 그 자리에서 멈춰서있었다.

늘 자신감에 차있던 소년은 겸손을 배웠다.
그의 모습은 처음 치고올라올 때의 신인의 무서움과는 다르다.
그는 팬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할 줄 알게 되었고 지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줄 알게 되었다.
앞만 보고 달리던 소년은 잠시 속도를 늦추어 옆도 보며 뒤도 돌아보며 나아가게 된 것이다.
이윤열이 풍기는 기운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나는 더이상 그의 한 두 번에 발을 동동 구르지 않게 되었다.
아직도 어리게만 보이는 그이지만 그는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나를 안심시킨다.
패배를 받아들일 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난관을 소화해낼 수 있는 힘을 길러가는 것 같다.
앞으로 계속 될 역경에 수없이 고개를 떨구게 될 그 소년은 그래도 그것이 끝이 아닐거라는 믿음을 주는 듬직한 청년이 되었다.


그들은 패배를 알고 있었다.
슬럼프를 유난히도 심하게 앓아야했던 임요환
패배에 눈물을 떨구었던 이윤열
패배를 알고 있는 그들이 좋았다.
요즘에서야 나는 낡은 운동화님께서 말씀하시던 그 말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패배에 익숙해질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패배에 인색할 필요도 없다라는 그 말.
무조건 이기는 것이 최고인 줄만 알았고 내 지나친 욕심에는 응원하는 선수들의 패배를 용인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한번 질 때마다 심하게 앓으면서 추한 모습도 보여가면서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었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고 그 호들갑은 엄살+오버+재미로 멈추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조금은 더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연성아

나는 너의 팬은 아니지만

니가 더욱 강해져서 돌아오길 바라고 있단다.

아마 너는 더욱 더 많은 물량과 무서운 기세로 다시 정상을 노리고 싶어하겠지.

너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고 또 한번 주춤했다고 해서 심하게 슬럼프를 겪을 것 같지도 않구나.

하지만 내가 기대하는 것은 역올킬과 무시무시한 승률의 괴물 최연성이 아니라

더욱 더 강해지고 다듬어진 인간 최연성의 모습을 기대하는 거란다.

물론 내가 너를 개인적으로 알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어.

그러니 너의 속마음도 알 수 없고 네 내면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도 없어.

그래 너의 겉모습만을 보고 너를 본다는 내 말은 어폐가 있을 지도 몰라.

하지만 네가 동네에서 게임잘하던 연성이일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 무대에서 그리고 그 뒤에서 치열하게 그곳에서 살고 있던 너의 많은 선배들...

그들이 영광을 만끽하며 좌절을 극복하며 그곳에 서 있던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더구나.

성장하는 젊음을.

젊음은 아름답지만 패기도 보기 좋지만

순간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하는 것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닌 것 같더구나.

영광의 순간에서 정지한 사람은 존재하지도 않겠지만

실제 존재하더라도 나는 그 사람보다는 단 맛 쓴 맛 다 맛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좋을 것 같구나.


이것이 너의 첫번째 계단일지도 모르겠다.

네가 극복해야하는 것은 너의 숙적 박성준도 아니고

임요환이나 이윤열이 세운 기록도 아니라는 것을 너도 알고 있겠지.



연성아

어서 네가 강한 사람이 되어서 돌아오길 기대하마.



  




05-01-30 01:17:14
  시지프스     05-01-30  
 ^^ 멋진 글이네요~~ 상당한 장문임에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물빛노을     05-01-30  
 오호 해원님 답지 않3 ㅋㅋㅋ  
  finethanx     05-01-30  
 후..해원님께서 최연성 선수 관련 글을 쓴다고 하셔서 첨엔 좀 놀랐습니다.
'아니, 이 사람이 눈 딱 감고 글을 쓰려고 하나? -_-?'라는 의문이 들었죠. ㅋㅋㅋ

근데 가츠테란에 대한 해원님의 마음이 어떤건지 좀 알 것 같네요.

글 잘 봤습니다.  
  규망君     05-01-30  
 역시 해원님..

사람의 마음을 動하게 하는군요

개인적으로 반성중 -.-  
  낡은운동화     05-01-30  
 저는 최연성이란 선수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것이 제가 좋아하는 요환선수랑 같은 팀이기때문에 먼저 시선이 간건 부인하지 못하겠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제는 최연성이란 게이머에게 꽤나 큰 박수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면에서 지금 한걸음 멈칫하는 어린 게이머가 그렇게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높은곳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일이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서 가끔은 아래에서 높은곳을 올라가고자 하는 욕심을 키우고 올라가보는것
이겨낼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어린 게이머들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그가 가는 길은 이미 또하나의 이정표가 아닐까 합니다.

그들의 길이 참 많이 달라보이지만
언제나 그들의 길이 또한편 많이 닮아보입니다.

각자의 길에서 뒤돌아서지 않고 전진하길..빌어봅니다.  
  거짓말     05-01-30  
 저는 이 글이야말로 진정 해원님 다운 거 같은데요. ^^

오랜만에 해원님의 좋은 글을 보니
전 해원님보단 최연성선수를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그래도 해원님보단 어쩌면 최연성 선수를 좋아하는 것 같군요. ^^;;

전 최연성이란 선수에 대해 그 어떤 선수에게보다
오묘한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를 잘 아는 누군가(?)는 제가 게이머에 대해 가지는 감정은
박서와 어떤 관계이냐 와 예쁘게 생겼나
오로지 그 두가지로 호불호가 결정된다고 하는데
뭐 부인은 못하겠습니다만 -_-;;
그래도 최연성선수는 오묘합니다. 참으로 설명하기 힘든.

다만 한가지,
최연성이란 지금까지의 캐릭터는
제가 그 누구보다 아끼는 박서와의 관계를 떠나서
캐릭터를 연구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
그냥 그로만 봐서 참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저는 게이머적인 성숙, 이런 것보단
(어쩌면 그것은 스스로가 정말 더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선
언젠가는 누구나 깨달아가고 헤쳐나가야 할 부분이기에)
압도적인 관광과(설사 그게 박서가 되더라도-_-;;) 조금 건방지고 자신만만한 인터뷰
그런 것들을 그가 조금더 해주길 바라지만
그런 게이머가 정말 필요했다고 생각하지만
아 모르겠어요. 이 오묘한 마음이란...^^;;  
  phoenix     05-01-30  
 관객의 입장에서 경기를 보면서 절로 감탄을 금치 못할 때가 있습니다.
임요환선수라면 타이밍이겠고,
이윤열선수라면 컨트롤과 운영능력,
최연성선수는 베짱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그 역시 스타라는 게임을 완벽하게 자신에 맞추어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겠지만요.
예의 우승자징크스를 못벘어나는 그를 보았을 때도 저는 솔직히 별로 걱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야 조금 걸리겠지만 소위 그만의 스타급센스는 녹슬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저 역시 이제껏 최연성선수는 항상 2%가 부족한 선수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이크로 컨트롤이나 전략이 많이 약한 선수라고 생각했죠.
그가 연승을 달릴 때에도, 결승에서 우승했을 때 조차 그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지난 에버배 스타리그 결승 3차전 머큐리에서의 경기에서 본 최연성선수는 확실히 그가 왜 1위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가 왜 강자라고 불리는지도......

시간이 조금 흐른 뒤 그는 아마 더 강해져서 돌아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대략 낭패.. -_-;;;;가 되겠죠... ^^;;;;  
  [淚]     05-01-31  
 머슴이는 더 강해져 돌아올겁니다! 화이팅!!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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